
아이와 함께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엄마의 마음은 여행 가방처럼 늘 무겁다. 설레는 마음 한쪽에는 ‘괜히 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꼭 함께 들어 있다. 비행기에서 아이가 힘들어하진 않을지, 낯선 나라에서 갑자기 열이라도 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하루 일정이 아이에게 너무 버겁지는 않을지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그래서 엄마에게 해외여행은 로맨틱한 도전이 아니라, 아이를 하루하루 잘 지켜내는 또 하나의 일상이 된다. 요즘 엄마들이 여행지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화려함이 아니라, ‘조금 덜 힘들고, 조금 더 안심할 수 있는 곳’이다.
아이 웃음 덕분에 엄마가 버틸 수 있는 테마파크 여행
엄마에게 테마파크가 있는 여행지는 하나의 안전지대다. 아이가 어디에서 웃을지 이미 알고 있고, 하루 일정이 복잡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그런 의미에서 엄마들에게 가장 많이 선택되는 나라다. 도쿄 디즈니랜드나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는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하나만으로도 하루가 충분히 흘러간다. 엄마는 길을 헤매지 않아도 되고, 아이는 지루해하지 않는다.
특히 일본 여행에서 엄마들이 느끼는 가장 큰 위로는 ‘배려받고 있다’는 감정이다. 유모차를 끌고 이동해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수유실과 기저귀 교환대는 당연하다는 듯 준비돼 있다. 편의점에만 들어가도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고, 약국도 가까이 있다. 아이가 갑자기 칭얼거려도, 엄마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느낌이 덜하다. 미국의 테마파크는 아이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순간을 선물해 주지만, 엄마의 체력과 마음의 여유까지 고려한다면 아이가 조금 더 컸을 때 선택하는 것이 훨씬 덜 힘든 결정이 된다.
아이의 속도를 따라가며 엄마도 숨을 고를 수 있는 자연 여행
자연 여행은 엄마에게도 용기가 필요한 선택이다. 하지만 잘 고른 나라에서는 그 걱정이 서서히 풀린다. 뉴질랜드는 아이와 함께 있어도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는 나라다. 일정이 빠르지 않고, 사람들도 여유롭다. 아이가 풀밭에서 한참을 앉아 있어도, 엄마는 재촉하지 않아도 된다. 농장에서 동물을 바라보며 보내는 시간은 화려하진 않지만, 아이의 눈이 반짝이는 순간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호주는 도시와 자연 사이의 균형이 엄마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병원과 교통 시스템이 있고, 동시에 아이는 바다와 동물,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아이가 모래사장에서 놀고 있을 때, 엄마는 잠시 앉아 숨을 고른다. 영어가 통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낯선 나라에서의 불안은 많이 줄어든다. 자연 여행은 아이에게는 깊은 기억을, 엄마에게는 조용한 위로를 남긴다.
지갑과 마음이 동시에 덜 무거운 현실적인 여행지
아이와의 여행에서 비용은 감성보다 훨씬 현실적인 문제다. 그래서 많은 엄마들이 결국 동남아 국가를 선택한다. 태국은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쉬어갈 공간을 허락해 주는 나라다. 리조트 안에서 아이는 수영하고 놀고, 엄마는 이동 걱정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오늘은 아무 데도 안 나가도 괜찮다’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피로는 크게 줄어든다.
베트남은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엄마에게 잘 어울린다. 다낭이나 나트랑에서는 일정이 자연스럽게 느려지고, 아이도 엄마도 무리하지 않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음식은 자극적이지 않고, 리조트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말레이시아는 처음 아이와 해외여행을 떠나는 엄마에게 특히 안정적인 선택이다. 영어 사용이 가능하고 치안이 비교적 안정적이며, 비행시간이 짧아 이동 자체가 덜 힘들다. 이 ‘덜 힘들다’는 조건은 엄마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엄마의 시선에서 아이동반 해외여행은 인생 최고의 여행이 아니라, 무사히 다녀오고 싶은 여행이다. 아이가 많이 웃고, 엄마가 크게 지치지 않았다면 그 여행은 충분히 잘 다녀온 것이다. 일본과 미국은 아이의 꿈을 키워주는 여행이고, 뉴질랜드와 호주는 아이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여행이다. 태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는 엄마의 현실을 지켜주는 여행이다. 아이 손을 잡고 떠나는 그 여행이 엄마에게도 따뜻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